법무사, '독학사(獨學士)' 취득 쉬워진다.

내년부터 필수과목 중 일부 시험 면제

연말까지 운영규정 마련

내년부터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을 가지 못했던 법무사들의 학사학위 취득이 한결 쉬워진다. 독학사법 관련 규칙이 개정돼 법무사도 단계별로 보는 필수시험 중 일부 시험을 면제받게 됐기 때문이다.

학사학위 시험과목 일부 면제 대상 전문자격사에 법무사를 포함하는 내용의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은 지난 7월 28일 공포됐다. 그동안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경영지도사 등은 학사학위 취득 때 시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받았으나 법무사는 제외됐었다.

하지만 규칙이 개정된 이후 시험 면제 범위를 정하는 후속 작업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학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법무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 독학사 면제요건에 법무사 그동안 빠져 있어= 독학사제도는 경제사정 등으로 정규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학사학위를 취득할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로 1990년 처음 시행됐다. 교양과정부터 전공기초과정, 전공심화과정,학위취득 종합시험까지 4단계를 통과해야 하며 단계마다 응시자격이 요구된다. 일반인들은 보통 학위를 취득하려면 5년 정도가 걸리지만, 전문자격사는 최종 종합시험만 치르면 돼 이보다 더 빨리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과거 시행규칙은 시험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전문자격사에 공인회계사와 변리사, 세무사, 관세사, 공인노무사, 손해사정인과 보험계리인, 감정평가사 등만 열거해 법률전문가인 법무사는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기초 단계부터 시험을 시작해 5년여 과정을 모두 거쳐야 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지난 2009년 ‘전문자격사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고(▼ 관련기사·법률신문 2009년 12월 10일자 9면), 대한법무사협회가 지난 2009년 12월 16일 ‘독학사법 시행규칙 개정건의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해 법령 개정을 요구했다.

현재 가정형편 등의 사정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학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법무사들은 전체 법무사 6,000여명 중 30%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궁핍하던 시절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 법원과 검찰에서 근무하다 개업한 법무사들이다. 시험 출신 법무사들은 5% 정도가 학사학위 미취득자로 추정되고 있다.

◇ 어떤 시험 면제되는지 불명확= 이번 개정된 규칙의 시험면제 조항을 보면 면제되는 시험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교양과정 면제 외에 ‘전공기초과정 인정시험 또는 전공기초과정 일정시험 및 전공심화과정 인정시험 면제’라고 애매하게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구분은 평생교육진흥원의 운영규정에서 정하도록 했다.

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곧 분과위원회를 열어 올해 말까지 운영규정을 마련해 법무사들이 응시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무사가 면제받을 수 있는 시험이 전공기초과정 인정시험까지인지, 아니면 전공심화과정까지가 될 지는 올해 말이 돼서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기자 irene@lawtimes.co.kr

* 출처 : 인터넷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