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컴퓨터과학과를 A0 로 합격했습니다.

재수실패끝에 도피성으로 온 군대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독학사를 시작했고,

차례차례 중간보스를 때려잡고 마침내 최종보스까지 잡아냈습니다.

공부는 책보고 개념 중심으로 하여 따로 문제풀이는 하지 않고, 노트 필기까지는 아니지만 개념을 백지에 그려내며 공부했습니다.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만 강의로 진행하였습니다. 

1단계는 무난했습니다. 1단계는 떨어져도 학은제로 쉽게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응시했습니다. 이과생이고 공학도가 될거라는 자존심으로 기초통계학과 일반수학을 골랐는데 예상보다 난도가 쉬워서 수월했습니다. 수학 손놓지 않으셨던 분들은 위 과목들 추천드립니다! 

2단계는 진짜 쉬웠습니다. 6과목만 공부하고 두 과목은 한글자도 안보았는데 8과목 전부 통과하고 평균이 80이 넘었습니다(물론 평균은 무의미합니다). 

3단계는 개인적으로 독학사 진행중에 가장 힘들었던 관문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4단계가 더 힘들지 않냐고 하겠지만, 4단계는 2,3단계에서 중복과목들이 대부분입니다. 학습할때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 보단 복습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3단계는 처음으로 주관식이 도입되는 단계이며, 학습량 또한 2단계에 비해서 배로 늘어난 느낌입니다. 2단계와 3단계의 벽은 상당합니다.  

또 하나 느낀 것은 비인기 과목들이 난도가 쉬운 것 같습니다. 물론 일반화하면 위험하지만, 1단계에서의 기초통계학과 일반수학, 2단계에서의 객체지향언어, 프로그래밍언어론, 3단계에서의 컴파일러, 컴퓨터 그래픽스 등이 그런 것 같습니다. 한 글자도 안봤던 컴퓨터 그래픽스의 난도와 후한 서술형 점수 채점이 아니였으면 3단계에서 삐긋했을 겁니다. 시험 끝나고 학은제로 시험면제 자격을 만들어야겠다고 자격증 엄청 땄었는데 다행히 합격했습니다. 

4단계는 복불복입니다. 선택과목 중에 2개를 택해야되는데 평점에는 상대점수가 아닌 절대점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선택과목 문제가 쉽다면 높은 평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공이 아니라고 교양과목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위의 이유입니다. 저는 교양을 대충 생각해서 공부를 많이 안한 게 아쉬웠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역시나 네트워크의 악명이 높았는데, 이거는 뭐 교재를 본다고 되는 수준이 아니였습니다. 문제 방식이라던가 난도라던가 당황스러운 면이 많았습니다. 

군대에서 공부하는 것은 어땠냐고 물으면, 오히려 군대라서 땄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군대에서는 일과시간이 정해져있습니다. 칼기상, 칼퇴근(가끔 야근이랑 훈련있으면 아무것도 못하지만...)으로 규칙적인 생활패턴과 동기나 선후임의 눈치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극이 됩니다.

거기다가 시험당일날은 청원휴가를 사용가능하고, 합격해서 인사쪽이랑 딜을 잘하면 휴가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사용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외부유혹이 사회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으로는 군에서 독학사 교재 비용도 지원해주고, 또 군학사에서 강의까지 무료입니다. 

이거는 오히려 다시 독학사 따려면 군대를 가야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ㅋ 

마지막으로 교재는 전부 의도치않게 imbc교재로만 사용했네요.

오탈자들과 가끔 오답조차의 빈도가 높아서 욕하면서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좋기 때문에 위 내용만 개선된다면 많은 학습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오류 교정을 위한 게시판이나 최초발견시 소정의 상품권 같은게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